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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인간인가 에서 베껴쓴 일부
안선웅  2015-07-08 21:44:13, 조회 : 1,192, 추천 : 60


외면 1. p 198.  
3층에 있는 내 침대에서 쿤 노인이 머리에 모자를 쓰고 상체를 거칠게 흔들며 큰 소리로 기도하는 모습을 본다.
쿤은 자신이 선발되지 않은 것을 신께 감사하고 있다. 쿤은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그는 옆 침대의 그리스인, 스무 살 먹은 베포가 내일 모레 가스실로 가게 되었다는 걸 모른단 말인가?  
베포 자신이 그것을 알고 아무 말도 없이 침대에 누워 아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작은 전등만 뚫어 지게 바라보고 있는 게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다음 선발 때는 자기 차례가 올 것임을 모른단 말인가?
내가 신이라면 쿤의 기도를 땅에 내동댕이쳤을 것이다.

외면 2. p276.
대부분의 독일인들은 알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알지 못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대해)  
아니, 더 정확히 말해 모른 척하고 싶었기 때문에 알지 못했다. ...

그리고 나는 바로 이런 고의적인 태만함 때문에 그들이 유죄라고 생각한다.

외면 3.  p228.
비르케나오 화장터의 소각로를 폭파하는 저항이 있었고. 그 저항에 가담한 자는 잡혀 공개 처형당했다.

우리는 죽어야 할 사람의 고함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는 무기력과 복종의 두텁고 낡은 장막을 뚫고 들어와 우리들 내부에 살아남은 인간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다.

“인간을 파괴하는 것은 창조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
독일인 당신들은 성공했다.  당신들 눈앞에 온순한 우리가 있다.
우리 때문에 두려워할 필요는 전혀 없다.
반란 행위도, 도전적인 말도, 심판의 눈길조차 없을 테니까”

“우리는 망가지고 패배했다.
이 수용소에 적응할 수 있었다 해도, 고된 노동과 추위를 견디는 법을 배웠다 해도.  그리고 우리가 다시 돌아갈 수 있다 해도 그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이제는 수치심이 우리를 짓눌렀다.”

외면 2에서 독일인을 유죄라고 판단한 저자가,
불의 앞에 무력하고 굴종하는 자신(외면 3)에 대해서는 무엇이라고 할 것인가.


군대에서. 고참들에 대해 한참 불평하고 욕하는 사람을 보고 말했다.

“그럼 당신이 고참이 되면 졸병들에게 좋은 고참이 되면 되지.”

“미쳤냐. 내가 당한 만큼 곱으로 돌려 줘야지.”

무력하고 억울한 피해자도 상황이(역할이) 바뀌면 가해자와 다르지 않을 거란 생각을 했다.

-  고통 -

1. 무엇이 인간을 괴롭게 하는가?  p215, 216.

군대에서도 꽃보직이 있다. 대대장 딱까리 (당번병.비서). 테니스병. 찍새(카메라병. 이창균 집사님의 원하셨던 보직?)
아주 편하고 남들 고생할 때 고생 안하는.

저자는 수용소에서 이런 꽃보직에 들어간다.
실험실.
맨손으로 얼음같이 찬 쇳덩이를 집고 침목을 나르고 하던 춥고 위험하고 버거운 노동현실에서 따뜻한 실내로.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노트와 연필을 들고 있다.
나가고 싶을 때 나갈 수도 있고. 비누와 석유를 훔쳐 팔아 적지 않은 부수입도 올리고...

모든 수용소의 동료들이 부러워 하고 스스로도 만족하지 않을 수 없다.  .

하지만 또 다른 괴로움이 등장한다.
“기억이라는 고통”  
“의식이 어둠을 뚫고 나오는 순간 사나운 개처럼 달려드는, 내가 인간임을 느끼게 하는 잔인하고 오래된 고통”

이것이 인간이다가 제기하는 첫째 문제다.

생각이 인간을 괴롭게 한다. 비교일까.  
불행하지 않았던 과거와의 비교.  
나보다 행복해 보이는 남과의 비교.
열등감도 비참함도 교만도 비교에서 나온다.


2. 완벽한 불행은 없다. 인간에게. p 312

물자 부족, 노역, 허기, 추위, 갈증 들은 우리의 몸을 괴롭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정신의 커다란 불행으로부터 신경을 돌릴 수 있게 해주었다.  우리는 완벽하게 불행할 수 없었다.

수용소에서 자살이 드물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 일상의 절박함이 우리의 생각을 다른 곳으로 돌려 놓았다. ... 수용소에 들어가기 전이나 그 후에는 자살할 생각에 가까이 간 적이 있다.  하지만 수용소 안에서는 아니었다.

p338.
40년에 걸친 증언 후에... 1987년 4월 11일 프리모 레비(저자)는 자살했다.


2-1. 완벽한 불행은 없다.   p110

슬픔과 아픔은 동시에 겪더라도 우리의 의식 속에서 전부 더해지는 것이 아니다.  원근법에 따라 앞의 것이 크고 뒤의 것이 작다. 이것은 신의 섭리이며 그래서 우리가 수용소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자유로운 삶에서 인간이 만족할 줄 모르는 존재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동일한 이유다.

한계효용의 법칙은 양뿐 아니라 질에도 해당된다.
결국 인간의 감각(미각)이 그 가치를 결정한다고 할때
요리의 가격이 몇십 배 오르더라도 그 만족도. 행복감을 몇십 배 올릴 수 없다.

이것이 부자도 가난한 이유다.  공평한 세상이다.  
부유한 자는 가난한 자가 행복하고 기뻐하는 그 동일한 조건에서 오히려  불만족하고 불평한다.

조정래씨의 [오 하나님] 이란 소설 중.  독일 수용소에서 몇 일간 그 밋밋한 국(스프)를 먹지 못했던 주인공이  몇 일 만에 그 국을 다시 먹게 되면서, 가장 황홀한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3. 그래도 인간이었다.   p187.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인간이 아니다.
그들의 인간성은 땅에 묻혔다.
혹은 그들 스스로, 모욕을 당하거나 괴롭힘을 줌으로써 그것을 땅에 묻어 버렸다. 가해자, 피해자 모두는 .. 균등한 내적 황폐감에 의해 연결되어 있었다.  하지만 로렌초는 인간이었다.  

나는 지금 내가 이렇게 살아 있게 된 것이 로렌초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물질적인 도움 때문 이라기보다는 그의 존재 자체가 나에게 끝없이 상기시켜준 어떤 가능성 때문이다.


4. 번역가는 여자인가?  p 203.

카포가 딱딱한 목소리로 박자를 맞춘다. “links, links, links." (왼쪽으로 왼쪽으로 왼쪽으로)

굉장히 훌륭한 책에 멋진 번역가였지만, 여자 인가?  군인들 행군할 때 많이 듣는 얘기 “왼발, 왼발, 왼발” 같은데.



박정희
요즈음 인생과 삶에 대해서 피상화의 그늘에 숨어서
꼼지락꼼지락 하고 있던 터였는데 돌뗑이 하나를
쾅하고 맞았습니다. 책을 보고 그 내용을 짧게 그것도 핵심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은 책을 읽는 자의 독서능력이 상당수준임을
가늠케 합니다.

'부유한 자는 가난한 자가 행복하고 기뻐하는
그 동일한 조건에서 오히려 불만족하고 불평한다'
2015-07-10
17:00:11

 


이창균
안집사님 글 덕분에
죽전남포 홈페이지에 단비가 한 번씩 내리는군요.

화이팅입니다!
2015-07-20
11:35:03

 


이을숙
뭔가.... 심오한 단비...
어쨌든.. 진지하게 만드는 단비입니다^^
2015-07-31
21: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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