Ξ 죽전남포교회는 흐르는 물이고 싶습니다 Ξ
 
  HOME > 나눔 > 교회소식
 

 로그인  회원가입

사소한 드라마 큰 울림
박정희  (Homepage) 2014-11-12 10:31:19, 조회 : 1,287, 추천 : 56

유나의 거리는 정말 사소한 드라마다.
등장인물의 직업도, 캐릭터도 사소하기 짝이없다.
아니 사소하다못해 불편한 전력의 소유자들로 득실거리는 드라마다.
소매치기, 꽃뱀, 일용직 노동자, 전직 조폭 두목과 행동대장,
부패에 짤린 전직경찰반장등등이다.

남자 주인공으로 나오는 창만이는 경찰이아니라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는 무직의 청년이다.
그런데 이 창만이를 통해서 주변의 사람들이 다 혜택을 입는다.
돈이있는것도 아니고 권세가 있는 것도 아닌데 창만이가 도움을 주고 주변의 사람들은 창만이를 좋아한다 . 사실 이 드라마의 큰 줄거리라 할 수 있다.
그 줄거리 가운데 펼쳐지는 사소한 사람들의 사소한 일로 펼쳐지는
사소한 인생의 이야기인데 그 울림은 절대 사소하지 않다.  
가족속에서도 가족을  잃어버린 세대속에 사는 우리에게
이웃을 통해서 만들어가는 가족의 이야기가 어찌 크지않겠는가?    

그들이 사는 집은 어떤가?  원룸식 다가구 주택2층집이다.
사실 이 집은 80년대 정도의 거주형태다. 2천년대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너무 안 어울리는 설정이다.
사납고 기세등등하고, 등처먹고, 살벌하고, 잔인해야 할 직업과 환경속에서
화음을 만든다. 가족의 화음을, 따뜻함의 온기를 뿜어낸다.
너무 따뜻해서 이상적으로 보이기까지한다. 사실 이상적이다.
그런데 이런식으로 이상적인거는 아무래도 좋다.  

약간의 신파조도 있다. 그런데 그 신파가 가슴을 울린다.
로맨스의 대사들도 참 신파스럽다.
유나가 마지막 부분에서 창만이에게 고백하는 말
'창만씨 옆에 있고 싶어서 여기를 떠나기 싫어요' 라는 대사는
이수일과 심순애 시절 신파가 아니던가!
그런데  울컥한다. 풍선 날리고 이벤트 하고 멋진 대사를 써서
창문에 붙이는 요즈음의 로맨스를 비웃는 것 같다.

어제 마지막 회를 보았다. 다가구 2층에 사는 부부의 이야기가 심금을 울렸다. 일용직 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남편의 아내가  
'우리남편 통근버스 타고 가는 것 보면서 손 흔들어보는게
나의 평생의 소원'이라는 말에 나의 꿈의 허황됨이 탄로가 난 것같아
부끄러워진다.  

요즈음 '민낯' 이라는 말이 신문에 인터넷에 자주 등장한다.
아마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서 가장 많이 나타난 단어가 아닌가 싶다.

유나의 거리는 '잘 살아보세'하면서 달려왔던 우리들의 잃어버렸던 사람들,
가족, 우정, 사랑,  그리고 우리의 이기심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 드라마였다.


  추천하기   목록보기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zero